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향한 백신 접종이 한창인 요즘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전 세계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3월 발간한 ‘전쟁과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여파 인플레이션’이란 리포트를 들여다봤습니다. 전쟁은 17세기 초 ‘30년 전쟁’에서부터 1970년대 종전한 베트남전쟁까지, 팬데믹은 14세기 흑사병부터 1960년대 홍콩독감까지 각각 12건의 사례가 분석 대상에 올랐습니다. 전쟁은 200만 명, 팬데믹은 10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사례들만 모았습니다.

결론은 인플레 우려가 번지는 요즘 분위기와는 사뭇 다릅니다. 전쟁은 진행 중이거나 종식된 이후 모두 가파른 물가 상승이 확인된 반면, 팬데믹의 경우 완만한 물가 상승을 보이다가 종식 이후에는 되레 저인플레로 이어졌습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5%까지 치솟았던 1970년대식 인플레 재현 우려를 뒷받침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인플레 공포가 사그라지지 않는 건 “언제, 어디서나 인플레는 통화 현상”이라는 밀턴 프리드먼의 인사이트와 맥이 닿아 있습니다. ‘넘치는 유동성’이 코로나 팬데믹의 경우 전쟁 수준에 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집행할 6조달러(약 6720조원) 규모의 2022 회계연도 예산안을 5월 28일(현지시각) 의회에 제출했고, 뉴욕타임스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 예산안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로 ‘인플레이션 귀환’을 다루며 접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체로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 재현 가능성을 크지 않게 보고 있지만, 우려의 끈을 놓기는 힘듭니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인플레이션) 배경에는 당국의 정책 실기(失期)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아서 번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저금리를 유지하라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한 중앙은행 총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금리를 올릴 경우 야기될 수 있는 경기침체와 실업률 상승의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았던 그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했습니다.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의 균형을 찾는 과제의 무게감이 커지는 요즘, 중앙은행 독립성의 소중함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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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촉각의 신선한 만남

독특한 주제의 커버 스토리였다. 사실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할 때 촉각이 등장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접근이 새로웠다. 점차 VR 관련 산업이 커질 텐데 단순한 게임기를 넘어 새롭게 선보일 기업들의 다양한 촉각 관련 서비스들도 기대가 된다. 특히 제조업이 아닌 미국 포옹 서비스 기사가 좋았다.

- 김경준 우리카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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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온기를 대신하는 기술

커버 스토리에 나온 사례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커들리스트’였다. 영화 ‘그녀’에서 본 듯한 이야기가 2021년에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연결과 단절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 간에 온기를 느끼는 일마저 자본의 힘을 빌리고 기술을 통해야 가능한 현대 사회가 서글프다. 다만 이러한 기술을 만든 인류라면 이와 같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전미래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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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영역, 촉감 산업 기대 커

촉감을 놓고 다양한 각도로 진행된 커버 스토리 인터뷰 기사가 인상 깊었다. 특히 포옹 서비스 제공 업체 ‘커들리스트’를 통해 인간의 근본적 욕구인 촉감에 대한 니즈(요구)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촉감 조끼를 개발한 스타트업 ‘비햅틱스’를 통해 다양한 촉감 기술이 구현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니 아직 미지의 세계인 촉감 산업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 이진호 직장인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